사내 게시판

이름: 염 제조회수: 36 / 작성일: 2005-08-10 11:19:52
 진정한 고객만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최 차장이 당했던 '황당 시추에이션'
 
◎ 온라인 비즈니스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김정선씨가 새로이 직장인 성공학 코너인 '김정선의 비굴클럽'을 선보입니다. '비굴클럽'(웅진닷컴)의 저자인 김정선씨는 잠시 잠깐 비굴하지 못해 부러지고 꺾이는 사람들에게 13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한 '비쿨'(Be Cool) 정신으로 무장함으로써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방식으로 직장생활에 임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정선씨는 대교방송, 여자와닷컴, 우리아이닷컴 등 온라인 무대를 기반으로 여성, 육아, 교육 관련 분야에서 활동해왔습니다

 
한 대기업의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최 차장은 최근 들어 '고객만족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길' 에 대해 다시 생각중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합리주의자에 자칭 평화론자인 최 차장은 '선의(善意)'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고 업무에 임한다면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믿었다. 설령 상대가 아무리 콧대 높고 전지전능(?)하다는 '갑'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의 믿음을 흔들어 놓은 '황당 시츄에이션'의 주인공은 몇달 전 최 차장이 새롭게 맡게 된 고객사 담당자인 이 과장.깐깐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 과장은 대행사에서는 피하고 싶은 클라이언트 리스트 0순위를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이 과장이 소위 '딴죽'을 걸지 않고 한 번에 'OK사인'을 내는 날이면 '해가 서쪽에서 떴을 것'이라는 둥, '로또복권을 사야 한다'는 둥 직원들은 너스레를떨어댔다.

이 과장의 파트너가 최 차장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공지되자 사람들은 일제히 그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전임자가 인수인계를 하며 염려 섞인 당부의 말을 전할 때에도 그는 평소 소신대로만 한다면 별 문제 없으리라 여겼다. 

소문 대로 이 과장은 까다로운 스타일이었다.왠만해서는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으며 급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도 제안서나 견적서 수정을 아무렇지 않게 지시하곤 했다.그로 인해 곤란한 경우에 처할 때도 종종 있었지만 최 차장은 가능한 그에게 맞추려고 최대한노력했다. 

"저라고 왜 아무렇지 않기만 했겠습니까? 기분이 상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갑'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였지요."

최 차장은 자신의 내공이 깊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게 스스로 가장 편하게지낼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그런데 얼마 전 팀장을 통해서 전해 들은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어제 본사에 들어갔다가 이 과장을 만났는데 최 차장 때문에 힘들다며 볼멘 소리를 하더라구. 최 차장 당신이 너무 강하게 나온다며 말이야."

'이렇게 황당한 일을 보았나? 무리하다 싶은 요구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순순히 응해주었건만 기껏 돌아오는 소리가 내가 강해서 힘이 든다고?' 표정관리가 곤란한 최 차장에게 팀장은 제법 일리있는 훈수를 던졌다.   

"이 과장이 정말 원했던 건 제안서나 견적서의 수정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잖아? 최 차장 당신이 한 두 번쯤 힘들다는 소리도 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던건 아니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오로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는 최 차장의 일관된 반응이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팀장의 설명에 그는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먼저 고객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본임에도불구하고 정작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이었다.이 과장 개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물론 최종 목적은 아니다.그러나 이 과장은 고객사의 대표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1차적으로 그의 이해와 만족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조직안에서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상관 없이 우리 개개인은 1인 기업이며 브랜드이다. 브랜드는 고객들의 경험에 의해서 완성되며 막강한 파워를 지닌다. 기업에게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고객이라면 개인에게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고객이다.

거래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족과 친구,직장 동료, 선후배 등 크고 작은 관계 속에서 만나는 무수한 사람들이 개인에게는 주요 고객이며 자산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지낸다.고객이 외면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듯 개인도 고객에게 어필하지 못할 때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요즘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 주력한다. CRM은 고객이 주도하는 개별 고객과의 개인화된 상호작용이 핵심이다. 이는 고객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축적된 충성도는 기업의 이익과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토대가 된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완성이 고객관계관리의기본 개념이라고 할 때 이는 비단 기업에게만 해당하는 과제가 아니다.개인도 '고객'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확립함과 동시에 각자 자기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자신의 스타일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장이라도 상대방의 반응이나 태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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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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