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의 사나이는 어릴 때
오랫동안 자취 생활을 했다.
고향 집에서 보내주는 생활비와 학비는
늘 턱없이 모자라서 아침은 굶고
도시락도 싸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교내에서 10킬로미터
단축마라톤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안 그래도 못 먹어 비실비실하는데
마라톤을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런데 재수를 해서 한 학년 아래인
초등학교 동창이 불쑥 찾아와 다짜고짜
손에 도시락을 쥐어주는 것이었다.
도시락 안에는 계란 반찬과 소시지,
그리고 쪽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많이 먹고 잘 뛰어라."
그날 그는 친구가 준 밥과 함께
눈물을 먹고, 감동도 함께 먹었다.
자신의 도시락을 건네준 친구 역시 생활이
여의치 않아 매일 굶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 후로 그는 평생 그 친구를 고맙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소중한 사이로 지내오고 있다.
- 박 기 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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